media/영화 산책

더 차일드

Sr.Julia 2007. 1. 31. 16:15

 

 

영화 <더 차일드>를 보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말하라면...

아기를 되찾기 위해 차고 안에 들어가서 받았던 돈을 건네려고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손을 뻗으며

“너무 높아요” 했던 장면이다.

정말 철부지 브뤼노가 헤쳐 나가기에는 너무나 높은 벽이 그 앞에 펼쳐져 있다.

막막함...

영화 내내 높은 벽앞에서 끙끙거리는 브뤼노와 그를 보는 나의 이 느낌은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야 간신히 출구를 찾은 듯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커피 잔을 들고 울먹이던 그가

얼른 손을 뻗어 ‘소니아의 두 손’을 잡고 오열하는 모습에서

브뤼노의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또 하나..

브뤼노가 계속해서 끌고 다녔던 유모차와 스쿠터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부서졌는지 모르는 유모차를 고쳐서 싸게 파는 모습과

철사 줄에 엉켜 움직이지 못하는 스쿠터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모습..

브뤼노의 모습안에서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 모두는 브뤼노처럼 끌고 다녀야 하는 짐을 가진 사람들일지 모른다.

그 짐 중에는 밑지게 팔아서라도 떨쳐낼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끝내는 어찌할 바를 몰라 두손두발 들고 누군가에게 맡겨버려야 하는 짐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들고 있는 짐을 맡길 분이 누굴까..

답은 당연하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하지만 문제는 살다보면 깜박깜박 이 진리를 잊어버린다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