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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시티

Sr.Julia 2007. 5. 19. 13:22
 

매드 시티 (Mad City)  

    감독 : 코스타 가브라스

       1982년 실종

       1990년 뮤직박스

       1997년 매드시티

배우 : 더스틴 호프만, 존 트라볼타



 이 영화의 처음은

마치 총을 장전하는 듯한 장면이 무언가를 훔쳐보는 듯한 사람의 얼굴, 주변 상황들과 교차 편집되면서 긴장감을 주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TV ENG 카메라를 조립하는 모습이었다.

총과 카메라가 순간적으로 비슷해보였다.

 그런데 서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두개의 물체가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도 흡사하게 여겨졌다.

 샘이 들고 있는 사냥용 장총과 맥스와 기자들이 들고 있는 카메라는 서로 상대방을 겨냥하고 있는 무기다.

 처음에는 샘의 총이 더 힘이 센 것처럼 보이지만 점점 영화의 흐름을 따라 가다보면 박물관 밖에 무수히 진을 치고 있는 카메라들이 샘을 옭죄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샘은 처음부터 지고 있는 게임을 시작하였다.

그의 상황은 아주 안좋았다. 실직된 자에다가 홧김에 총과 다이나마이트를 들고 상관과 맞섰고, 엉겹결에 그 자리에 있던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고, 잘못된 오발로 동료까지 쏘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리에 특종을 찾고 있는 기자(맥스)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그의 처지는 그의 옷차림에서도 느껴진다.

자켓을 벗은 그의 모습은 언뜻 보기에 푸른색 수인복(미국 죄수 복장)을 입은 듯하다. 그는 매스미디어라는 감옥에 스스로 들어와 버린 죄수였다.


 샘의 사건을 세상에 공개한 맥스의 이미지는 처음에는 특종에 눈이 멀어서 샘을 이용하는 듯했지만 점차적으로 샘과 함께 하고 그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결국에는 여론을 향해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너무나 막강한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매스미디어 앞에서 과연 승소 판결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영화는 마치 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매스미디어가 쳐 놓은 바운드 안에 갇혀 버린 존재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스스로가 언론의 피해자로 자처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건(특종)을 눈앞에 둔 기자들은 <동물의 왕국>에서 본 적이 있는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하이에나 떼와 같아 보인다. 비인간적인 질문도 스스럼없이 마구해대는(? !) 그들의 모습이 그 세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해 안 되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그들 스스로는 ‘사람들의 알 권리’를 주장하고 그들이 사람(국민)들의 눈과 귀라고 자처하면서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런데 진정 그들에게 ‘사람들의 알 권리’가 그들을 그토록 물 불 안가리고 움직이게 하는 목적일까!

하지만 그들이 외치고 묻는 그 말들이 그들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외침이기보다는 그들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거짓된 외침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런데...

이렇게 한참을 기자들을 질타하다가 순간적으로 생각의 꼬리가 나에게 머물면서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수도자’라는 나, ‘바오로 딸’이라는 내 모습.

그리고 내가 자주 마음속으로 그리고 입으로 외치고 있는‘하느님의 영광. 사람들의 구원’이라는 말이 과연 얼마나 나에게 의미 있게, 의식적으로 다가오고 있었는지 바라보게 하였다.

혹시 나 역시 보호막을 둘러치고 나를 방어하는 외침으로 나를 변호하고 내 삶의 본질에서 곁눈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무튼 이 영화는 생각할 거리를 너무 많이 안겨주었다.

그래서일까? 계속적으로 머리가 아픈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