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Julia 2008. 4. 29. 11:02

 

 

<랑페르>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일본/ 드라마/ 101분/ 2005

 

감독 : 다니스 타노비치
배우 : 엠마뉴엘 베아르, 캐롤 부케, 마리 질랭, 까랭 비야

- 줄거리 :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세 자매 소피, 셀린느, 안느에게 어느날 낯선 한 남자가 찾아오고, 세 자매는 그들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과거의 비밀과 대면하게 된다. 벗어날 수 없는 운명, 반복되는 비극에 사로잡힌 세 자매와 그들의 사랑! 삶의 심연에 감추어져 있던 그들 마음의 지옥이 서서히 드러난다.

 

- 보고 나서...

이 영화의 배경을 보면.. 키에슬로브스키가 단테의 천국, 지옥, 연옥에 영감을 받아 기획한 것을

보스니아의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이 연출해서 화제가 된 영화이다.

지옥을 불어로 하면, '랑페르' 라고 한다.

처음 제목을 듣고는 연상되었던 느낌과 정반대여서 불어에 대한 호기심이 약간 일기도 했는데...

아무튼!

 

현실 세계안에서 지옥안에 갇혀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하는 영화였다.

오해와 불신과 절단된 관계...

그리고 이러한 지옥과 같은 상황은 영화속에서 인용된 그리스 신화의 메디아처럼

우리 삶안에서도 그 고리를 계속하고 있는 듯 하다.

어머니의 지옥이 그 딸들에게도 이어져 있는 상황처럼...

 

사실 이 영화는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카메라 필터로 조각과 같은 장면들이 하나로 이어지고 나면

이제 막 알에서 나온 새끼 새가 살기 위해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알들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린다.

그러다가 알을 떨어뜨리려하다가 자신이 바닥에 떨어져 발버둥치면..

어느 착한 남자가 불쌍한 새끼 새인줄 알고 둥지로 넣어주고...

그러면 다시 이 새끼 새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게 나머지 알들을 착실히

떨어뜨리는 것이다.

악! 소리가 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또한 소리없는 비명이 나기 딱 좋은 장면이다.

어린 학생을 성추행했다고 해서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아버지였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세 딸들이 어머니에게 말하지만

그 어머니의 자세는 단호하다.

'후회하지 않아!'

그리고 그 장면은 다시 조각조각 나뉘어진다.

 

벗어날수 없는 고리...

이것이 지옥일까?...

 

.

.

.

.

.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 끈질긴 고리를 끊을 수 있음을...

그래서 부활을 맞을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