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영화 산책

피아노의 숲

Sr.Julia 2008. 7. 21. 11:14

<피아노의 숲>

 

 

글자를 배우기 전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꽤오랫동안 피아노를 쳤지만

지금은 피아노 앞에 서면 덜덜 떨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발표회에 나가서 피아노를 치는데

도중에 외웠던 악보를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피아노를 치는 도중이었고 그냥 내려오기도 뭐해서 생각나는 음을 아무렇게나 치고 내려왔다.

완전한 실패였다.
그 후론 피아노는 나에게 실패를 떠올리게 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 피아노를 멋지게 치는 모습을 보면 참 아름답다.

그래서 그 후로는 보고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걸까...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에 나오는 카이와 슈헤이를 보면서

어릴적 피아노를 배우던 때가 생각났다.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는 것 마냥 즐거움으로 피아노를 치는 카이보다

땀흘리며 정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피아노를 치는 슈헤이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던 것은

그 아이의 모습이 나와 닮아서일까.. 

 

 

 

 

내 안의 어린 자아들을 두 아이에게서 바라보게 된다.

다른이의 시선에 주눅들지 않고 마냥 어린이답게 피아노 치는 카이와

처음부터 끝까지 반듯한 모습으로 아이어른처럼 조숙한 슈헤이...
두 아이 나름대로 성격과 주변 환경에서 오는 어려움들이 분명 있지만

서로 상반되면서도 음악에 대한 사랑안에서

 두 아이는 서로 이해하고 격려하는 화해와 조화의 과정을 걷게 된다.

 

처음 보았을 때는 또하나의 음악 애니메이션영화인가보다 했는데..
영화를 본 후에 내 안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