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음...
지난 월요일까지 복잡다난했던 날들을 보내고 어제부터는 공동체가 한산해졌다.
모임때문에 왔던 수녀님들도 모두 보스턴으로 떠나고,
앤수녀님도 피정지도로 어제 보스턴으로 가고..
어제 오늘은 바바라 수녀님도 선교로 하루종일 외출이다보니
공동체는 3명만 있다.
복잡했던 때는 그 나름대로 좋았지만
조용한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이 훨씬 편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내일과 모레는 젊은이들이 3층을 점령할 거라고 한다.
헬레나수녀님이 함께 하는 모임인데 이 곳에서 아예 2박을 할 예정이라고 하니까..
사실상 조용한 것도 잠시..
...
요즘 내 마음의 상태를 보면 하루안에서도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마음의 움직임을 느끼다보면
내가 한없이 작아지게도 느껴지고, 내 의지라는 것이 참으로 약하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이틀 전 보스턴 본원으로 떠난 마가렛수녀님은 모습부터 참 친절하다..
보스턴에 있을 때에도 젬마수녀님과 이것저것 얘기 나누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여기 와서 내게도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함께 해주었다.
나의 짧은 영어에도 계속 얘기하라며, 참 잘 경청해주었는데
그 수녀님 떠날때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얼마나 속상하던지..
오고 갈때 모든 수녀님들과 인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수녀님은 꼭 인사하고 싶었는데 계속 기회를 놓쳤다.
우울하던 참에 안되겠다싶어 짧게나마 멜을 보냈는데..
다음날 확인해보니 아무 답이 없었다... 계속 우울..^^:
그런데 왠걸.. 오늘 다른 메일을 열었더니 그곳으로 이미 답장이 와있었다. ^0^
어떻게 그 주소를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수녀님 역시 내게 인사를 못하고 와서 많이 미안했다며..
자신이 이태리에 가서 언어를 공부할때 어떻게 했는지를 알려주면서 용기를 주었다...
사람마음이 이렇다...
작은 것 하나에 기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이렇게 오락가락..
여기 와서 지내면서 더 마음이 섬세해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관계안에서..
한국에 있었으면 별 것 아니게 느꼈을 여러가지 것들이
여기서는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속시원하게 말하고 나면 시원할 것들이
시원스럽게 말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내 안에 갇혀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더 열공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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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넷으로 한국뉴스를 보니 선거결과가 나왔다.
정부와 여당은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지.. 진정으로 힘 가진 이들이 겸허해지길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한명숙씨가 당선되지 않았다는데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