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ity/영성,묵상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Sr.Julia 2011. 7. 20. 14:34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다.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버렸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마태 13,1-9)

 

휴가 마지막 날, 

새로운 마음으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복음으로 기도를 하는데 보통때와는 다르게 묵상이 되었습니다.

짧은 복음이지만 여러가지를 바라보게 하는 단어들이 나옵니다.

씨뿌리는 사람, 씨앗, 길, 새들, 돌밭, 태양, 가시덤불, 좋은 땅, 많은 수확...

한참을 복음안에 머무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좋은 땅일수 없는데...

현실이 그렇습니다. 내가 디디고 있는 이 땅에는 여러종류의 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땅들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들이 있습니다.

요며칠 여기 여주 산골에서 지내면서 많은 땅들을 봅니다.

어느 땅은 푸른 곡식이 주렁주렁 맺혀있는 논과 밭이 되고,

어느 땅은 돌들이 쌓여서 길을 만들고 사람들이나 짐승이 지나다니는 길이 됩니다.

또 어느 땅은 가시덤불처럼 울창한 풀들이 가득해서 작은 짐승들이나 동물들, 곤충들이 몸을 숨기기 좋습니다.

...

어느 땅이든 나쁜 것은 없는 듯합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결실,결과'라는 잣대를 치운다면...

그렇다면 좋은 땅에서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은 그것만으로 그 존재 목적이 완성되는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좋은 땅이 좋은 땅이려면 다른 곳보다 30배, 60배, 100배로 맺은 그 열매를 나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진정 바라봐야 하는 것은 열매를 얼마나 수확하는냐,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는 땅으로 만드느냐가 아니라

그 얻은 것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듯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선을 이룬다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더 명확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