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홀로 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spirituality > 영성,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그대로의 네가 좋다. (0) | 2007.04.17 |
---|---|
요한 복음 14장 묵상 (0) | 2007.04.17 |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의 기도 (0) | 2007.04.17 |
살아계신 성령이여... (0) | 2007.04.17 |
내가 태어난 것은...(성탄) (0) | 2007.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