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영화 산책 131

레디 플레이어 원.2017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새로운 대륙" 앞으로 인류가 살게 될 세상을 상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미래 예측 프로그램이나 SF영화들을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 같은 포스트휴먼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고 드론 택시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도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공간 역시 더욱더 최첨단의 기술을 갖춘 가상 세계로 변화되겠지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나 구글어스와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시고 카카오톡의 멀티프로필처럼 인터넷 세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구현해 보신 분이라면 또는 요즘 젊은 세대에서 각광받는 마인크래프트나 제페토를 이용하시는 유저라면 현실 세계가 변화되는 만큼 디지털 공간 역시 지금과는 ..

media/영화 산책 2022.03.11

바베트의 만찬.1987

-행복이 전해지는 밥상- 2022년 첫 번째로 나누고 싶은 영화를 생각하다가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이었습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보셨을 수도 있지만 다시 보아도 좋은 영화라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987년에 나온 꽤 오래된 영화이기에, 이야기를 떠올리시도록 먼저 줄거리를 말씀드릴게요. 영화는 덴마크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시작됩니다. 마르티나와 필리파 자매는 목사인 아버지와 함께 가난하지만 독실한 신앙심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가까운 숙모집에 와 있던 스웨덴의 젊은 장교인 로렌스는 우연히 마을에서 마르티나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첫눈에 반하게 되지요. 로렌스는 마르티나를 만나기 위해 교회 모임에도 계속 참석합니다. 하지만 성공 지향적인 ..

media/영화 산책 2022.02.03

코코.2018

죽음은 살아있는 인간이 경험할 수 없는 완전한 미지의 것이기에 죽음을 생각할 때면 낯설고 두려운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편안한 주제는 아니지요. 그럼에도 11월 위령성월이 다가오면 일상의 삶에 쫓겨 정신없이 살다가도 문득 돌아가신 가족이나 친지, 그리고 세상을 떠난 영혼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죽음에 대한 저의 어릴 적 기억을 되돌아보면 그리 두렵거나 무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즈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그것이 제가 경험한 첫 번째 장례였습니다. 그날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례식 풍경은 슬픔 속에 잠겨 있거나 검은 옷을 입고 장례절차를 위해 분주하고 어수선하게 움직이던 어른들의 모습보다는 명절 때마다 만났던 또래 사촌들을 다시 만난 기쁨에 신이 났던 기억이..

media/영화 산책 2021.11.10

사일런스.2016

제 본가가 있는 곳은 충청도 내포지역입니다. 성지순례를 다니셨던 분들은 내포라고 하면 잘 아시더군요. 맞습니다. 그곳은 신앙의 씨앗이 뿌려지던 200여 년 전, 선교사 신부님들이 들어오시던 통로이자 수많은 순교자들이 피를 흘려 믿음을 지켜왔던 곳입니다. 그래서 유치부 때부터 성당 주일학교에서는 여름 신앙학교 때나 소풍으로 솔뫼, 해미 성읍, 공주 황새바위와 근처 성지들을 참 많이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거의 40년 전 일이기에 그 성지에 다시 가게 되면 성지 곳곳이 새롭게 단장된 모습을 봅니다. 외관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어느 곳 하나도 예사롭지 않고 먹먹한 마음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얼마 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를 보고는 충격이 꽤 컸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교회가 이 땅에 뿌리내리..

media/영화 산책 2021.11.10

원더

어릴 적 제 사진을 보면 항상 앞머리가 눈썹까지 덮고 있습니다. 이마가 꽤 넓어서 친구들이 ‘대왕 운동장’이라고 놀리는 것을 듣고부터는 성인이 돼서도 최대한 이마를 가리고 다녔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마 가리기를 지상 과제처럼 여겼던 제가 수도원에 와서는 평생을 이마를 내놓고 살고 있습니다. 처음 수련 베일을 썼던 때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머리카락을 모두 베일 속에 감추고, 대신 그토록 감추고 다녔던 이마를 완전히 내놓자 거울 속 제 모습이 딴 사람인 것 같아서 꽤 어색해하고 있었지요. 그러나 낯선 제 모습에 수녀님들은 “왜 그 이쁜 이마를 그렇게 가리고 살았어?” 하시며 친절하게 얘기해 주는 분도 계셨고, “이제 형광등 없어도 살겠다!”라며 웃기도 하셨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며 창피하거나 부끄럽지 ..

media/영화 산책 2021.11.10

교실 안의 야크

자신이 선생님이라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화려한 이국적인 생활을 동경하며 답답한 지금 현실에서 탈출하기만을 바라고 있지요. 사람들 앞에서 환호를 받으며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자신이 있는 현실 공간은 너무 좁아 보입니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는 바다 건너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가 그려진 홍보 팜플렛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 보면서 떠날 날을 고대하고 있지요. 그런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미래를 어루만져주시는 분이니까요!”라는 한 소년의 꿈을 듣게 됩니다. 자신에겐 답답한 현실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된다는 것이 생소한 남자입니다. 의 주인공 유겐 선생님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겐은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나고 자란 ..

media/영화 산책 2021.11.10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오늘 우리 동네 날씨가 참 좋아요. 이웃이 되기에 정말 좋은 날씨죠. 제 이웃이 되어 줄래요? 아름다운 동네에서 이웃이 되는 날, 아름다운 사람과 이웃이 되는 날! 제 이웃이 되어 줄래요? 저는 당신과 같은 이웃을 바랬어요. 딱 당신과 같은 이웃을. 저는 항상 당신 같은 이웃과 같은 동네에서 살고 싶었어요. 그러니 이 좋은 날을 최고의 날로 만들어요. 우리가 이렇게 만났으니 이렇게 말해볼까요? 제 이웃이 되어 줄래요? 부디 제 이웃이 되어 주세요.~” 영화가 시작되면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가사에 끌려서 계속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게 되었지요.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친교를 나누는 만남 없이 홀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계속되다보니 이웃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또 그립게 다가와서 그랬나 봅니다. 이 노래는 영화 주인공..

media/영화 산책 2021.11.10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꼬마 때 제 방 벽지에는 스머프 마을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알록달록 스머프의 버섯집들이 모여 있고 파란색 피부의 작은 스머프들이 신나게 노는 그림이었는데 이부자리에 들어가 그 벽지를 보고 있노라면 스머프 세상으로 들어가 그들과 뛰어노는 상상이 저절로 되곤 했습니다. 어릴 적을 생각하면 가끔 방안을 화사하게 채웠던 그림들이 떠오르고 그럴 때면 그 기억으로 배시시 미소 짓게 되지요. 그리고 생각합니다. 나와 같이 놀았던 그 많은 스머프들은 어디 있을까? 혹시 저처럼 이런 동화 속 친구들이 있으셨는지요? 바쁜 일상생활에 치여 잊고 지내다가 문득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오늘은 그처럼 마음이 따듯해지고 정화되는 영화 한편을 나누려고 합니다. 원제는 이지만 우리말 제목은 입니다. 스머프 ..

media/영화 산책 202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