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롤랑 조페
배우 : 로버트 드 니로, 제레니 아이언스
음악 : 엔리오 모리꼬네
1986.12.24 , 영국, 124분
영화 <미션> 을 보고 ...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5번 정도 본 것 같다. 볼 때마다 감동이 새롭지만 작년에 교회사 시간에 유럽의 중세와 근세 교회 상황과 특히 선교 보호권에 대한 강의를 들은 것이 이번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그 배경을 좀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하는데 큰 도움
을 주었다.
그동안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생각했었던 것은, 도대체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관리들의 모습과 그 틈에 끼어서 자신의 사제들조차 지킬 수 없는 교회의 무능함과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마는 교황대사의 모습에 머리를 저으며 한껏 비판의 목소리를 내거나, 영화의 마지막에서 원주민과 함께 무기를 들고 싸웠던 로드리고 신부의 선택이 나았는지 아니면 오로지 사랑의 정신으로 무폭력 무저항의 가브리엘 신부의 선택이 나았는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를 보았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는 과연 선교사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교황 바오로 2세의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중에서 “선교사는 사랑의 사람이다. 그는 사람들이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으며 그들이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형제들에게 선포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증거하고 이웃을 위하여 생명을 바쳐야 한다. 선교사는 자기 안에 교회의 정신과 개방성을, 모든 백성과 개인들 특히 약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에 대한 관심을 지닌 보편적 형제이다.” 라고 하신 말씀이 함께 생각났다.
영화와 함께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리스도인 모두가 선교사로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재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동안(수도원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에게 새겨진 선교사에 대한 이미지는 영화에서처럼 오지에 가서 원주민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경이로운 대상, 나와는 상관없는 어떤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면,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또 회칙의 말씀을 되뇌이면서 드는 생각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지금의 이 자리, 이 시간에 있는 나 또한 사랑의 부르심을 받고 또 사랑을 증거 해야 하는 또 한명의 선교사라는 것이다.
며칠 전 자매님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선교사로서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계시다는 진지한 말을 들으면서 내 안에서 계속해서드는 생각은 우선적으로 존재로서의 선교사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것이었다. 즉 선교사로서의 역할이나 임무, 활동에 대한 다짐보다는 더 기본적으로 우리 존재가 사랑으로 이 세상에 났고, 하느님과 이웃들 안에서 사랑을 살도록 부르심을 받은 존재임을 깊이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에 자신의 존재를 확고하게 둔 이는 어떤 처지에 어떤 장소에 있든, 그 존재로서 사랑을 전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영화의 비극적인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려고 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은 바로 이 사랑의 강력한 힘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계속적으로 사랑의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 역시 영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열정을 닮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