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수양론>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를 중심으로-
들어가는 말
수양이란 종교나 종교에 상응하는 신념을 바탕으로 그 궁극적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을 변혁하거나 성장시키는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修는 사물에 묻어있는 때와 먼지를 털어내어 본래의 광채가 드러나게 하고 게다가 장식을 더하여 화려하게 꾸민다는 뜻을 가진다. 대개 수양은 인간의 어떤 부정적인 것들은 제거하고 속죄하는 부정적인 실천과 인간의 긍정적인 것들을 보존하고 실천하는 긍정적인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수양은 그리스도교와 유, 불, 도교 등등의 여러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각 종교의 수양은 그 성격과 목적, 방법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것은 수양론이 각 종교의 세계관, 인간관, 가치관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사는 지금도 인간의 마음속에 도덕이 본성적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지향하고 있는 시대라고 할 때, 한국인의 심성 안에 내재되어 있는 도덕적 인간, 군자, 성인과 특히 유교의 수양론, 수기론이 연관되어 있다고 보며 그중 이황의 <성학십도>를 통해 유교의 수양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유교의 수기(修己)론
유학은 흔히 ‘수기치인’의 학으로 불린다. 치인의 원리는 수기를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고 수기는 치인의 근본이다. 이때의 수기는 수양을 통해 성인의 인격을 갖추는 성학을 그 내용으로 하며 치인은 곧 사람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정치인 것이다.
또한 유교에서는 인간 본성은 선하지만 그 욕망으로 말미암아 악행을 저지르게 되어 사회가 혼란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일찍부터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 문제 곧 수기(修己) 또는 수신(修身)의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여 왔다. 인간은 수기를 통해서 욕망을 억제하여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미발지중(未發之中)의 선한 덕성을 보존하고 이로써 올바른 행위, 곧 윤리적 실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유교에서 성인은 이상적 인격을 완성한 최고의 인간이라는 의미로, 도덕의 수양을 통해 인격의 질적 변화를 이루어 천일합일의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한다.
1) 중(中)을 지향
유교의 수기는 아직 발하지 않은 상태의 순수한 중(中)의 알맞음 곧 선한 본성을 발휘하도록 한다. 유교는 중(中)을 수기가 지향하는 이념으로 삼는다. <중용>은 中을 ‘지나침이나 미치지 못함이 없음’의 의미로 말하며, 주희는 ‘치우치거나 기울어지지도 아니하고, 지나치지도 미치지 못함도 없는 것’이라고 보면서 ‘알맞음’을 붙잡으려면 오로지 마음을 정성스럽고 한결같이 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中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간직하고 상황에 들어맞도록 행해야 한다. 이러한 시중(時中)은 윤리적 행위의 표준 즉 실천원리가 된다.
2) 성(誠)
수기를 위해서는 성(誠) 곧 성실함이 필요하다. 성실함은 거짓됨이 없이 정성을 다함으로써 말을 이룩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성실함은 수기를 위한 마음가짐이면서 또한 모든 행실의 바탕이 된다. 사람이 성실하여 자기의 본성을 다 발휘하고 인격을 완성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람을 다스릴 수 있고 더 나아가 천지와 더불어 만물을 변화시키고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실함은 모든 사람의 처음이요 끝이라고 하여 성실함을 중요시하였다.
3) 성인, 군자
수기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인간은 성인(聖人)과 군자(君子)를 말한다. 공자는 인격 완성 곧 수기의 최고 경지에 이른 사람을 성인이라 하고, 성인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거기에 가까운 완전한 인격자를 군자라고 하였다. 공자는 성인은 되기는 매우 어렵지만, 군자는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다고 보고, 군자를 만드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하여 제자들을 가르쳤다.
4) 수기의 방법
공자는 군자가 되기 위한 수기방법으로 극기(克己)와 복례(復禮)를 말하는데, 극기는 내면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조절하여 선한 본성을 보존하는 것이고 복례는 외면적으로 공부를 통해 인의 덕을 간직하고 실천함으로써 성인, 군자에 이를 수 있다.
① 극기
극기의 측면에서 공경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닦아야 하는 여러 가지 수기 방법이 있다. 수기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달려 있으며 진실하고 솔직해야 한다. 또 배우기를 좋아해야 하며 자기반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허물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맹자의 성선설에 따르면 본래의 선한 마음을 보존하고 기르면 성인이 되므로 욕심을 줄이고 기를 기르면서 본성을 보존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았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미발지중의 고요한 상태(靜)로 보면서 사사로운 감정과 욕망을 억제하여 마음을 고요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런 靜은 敬(공경함)으로 대체하면서 주희는 경을 성인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부라고 보았다.
② 복례
수기함에 있어 외면적으로는 복례 곧 학문과 예를 익히는 등의 교화와 교도가 필요하다. 특히 순자는 스승의 교화와 禮와 음악으로 사람의 감정을 순화시켜주고 마음을 정화시켜 사람의 성을 바꿀 수 있다고 하였다. 또 사람의 성은 날로 생기고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성을 완성시켜 나가도록 부단히 인위적인 노력해야 한다.
2. 퇴계 이황의 도학사상
유교가 한반도에 전래된 이래 삼국 시대에는 충, 효, 의, 용의 도덕정신으로 뿌려졌고 고려 전반기를 통해 사회제도와 교육제도 속에 싹터오면서 꾸준히 한국문화의 전통으로 성장해 오다가 마침내 고려 말 도학의 도입과 더불어 유교 이념은 한국 사회 전반에 주도적인 이념으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게 되었다.
도학사상은 16세기에 이르러 이언적(1491-1533)과 서경덕(1489-1546)에 의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고 퇴계 이황(1501-1570)과 율곡 이이(1536-1584)라는 도학의 두 봉우리를 맞이하면서 이론적으로 확고하게 정립하였다.
이황의 학문적 기본 성격은 주자를 기본으로 하여 도학의 철학적 근거를 밝히고 인격적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는 도학의 기본 관계, 방법을 거경(居敬-경의 생활화), 궁리(窮理-진리의 탐구)로 파악했다.
먼저 궁리의 문제는 심성, 이기의 성리학적 과제를 통해 추구된다. 퇴계는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이 같은 감정이지만, 그 주장함(所主)이 서로 다르고 그 원천(所從來)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곧 사단은 이가 발동하고 기가 따라가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동하고 이가 타고 가는 것이라고 대조시켜 이기호발설을 주장한다. 또 경의 관념을 중심으로 안으로는 도덕적 심성을 배양하며, 밖으로 행동 속에서 악의 발현 가능성을 반성하고 억제하는 수양론적 원리를 지향한다.
퇴계는 자신의 학문적 기초가 곧 사회에 연결되는 것임을 확인하면서 향약을 세워 향촌의 교화를 추구하고 서원 건립을 촉진하여 사학(私學)의 성장에 큰 업적을 이루었다. 또 그의 학문적 결정이라 할 수 있는 <성학십도>(聖學十圖)는 선조에게 올려 군왕이 인격을 닦아 바른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지침을 삼게 했다.
3. 성학십도(聖學十圖)
성학 십도는 68세의 노학자 퇴계가 1568년 17세의 소년왕인 선조에게 바친 소책자이다. 퇴계는 어린 왕에게 정치의 근본이 되는 성학을 가르치기로 결심하고 역대의 현인들이 쓴 글과 도표 가운데서 ‘도에 들어가는 문’과 ‘덕을 세우는 기초’가 될만한 것들을 정선하여 <성학십도>를 지어 올렸다. 유학에서는 성학을 통하여 진리를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자가 행하는 성인의 정치를 이상적인 정치라고 생각하였다. 퇴계는 <성학십도>를 통하여 선조에게 유학의 이상을 펼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유학의 진리관과 정치관을 세상에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성학십도>는 제목 그대로 성학의 10개 그림을 말한다. 내용의 구성은 10개의 그림과 이 그림과 연관된 논설을 골라 모으고 끝에다 짤막한 해설을 붙인 것으로 이루어졌다.
1) 내용
①「태극도」
1도인 태극도에 의하며 만물은 우주의 근원적 원리인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에서 생성되었으며 만물은 또 이 근원적 원리를 품부 받아 자신의 삶의 원리로서 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은 빼어난 기질을 타고 태어났고 성인은 그 원리를 완전히 실현하고 있으며 군자는 그 원리를 실현하려고 수양하며, 천.지.인이 모두 그 원리를 실현하고 있음을 말한다.
②「서명도」
서명도의 내용은 전반과 후반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는 인간과 만물이 천지를 부모로 하여 태어난 하나의 가족으로 천지, 만물이 원래 일체이지만 그 가운데 인물, 군신, 장유, 귀천의 나누어짐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유학은 인을 주장하지만 무차별적인 사랑인 겸애에는 반대한다. 모든 존재는 자연 질서에 따라 자신과 다른 존재 사이에는 원근의 정도가 있게 마련이며 이에 따라 인의 표출 양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후반부는 사람이 천지를 섬기되,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것처럼 섬겨야 한다고 한다. 부모를 섬기는 것은 부모의 뜻을 이어받고 부모의 사업을 계승 발전시킴을 말한다. 따라서 부모인 천지를 잘 섬기려면 천지의 뜻과 사업을 알아야 하며 아는 방법과 섬기는 방법은 자신의 수양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③「소학도」
소학은 주희가 어린아이들에게 도덕 교육을 시키기 위해 고훈과 명언을 수집하여 편찬한 책이다. 주로 구체적인 일을 중심으로 가르치는데 가르치고 배울 내용을 밝히는 입교와 다섯 가지 인간관계를 가르치는 명륜, 자신의 몸에 대한 공경을 가르치는 경신을 주로 한다.
즉 소학도에 의하면 하늘에서 부여받은 본성을 바탕으로 인간은 인륜을 실현할 수 있다. 성인은 본성을 완전히 실현한 사람으로서 학교 교육을 통하여 모든 사람이 본성을 계발하여 인륜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④「대학도」
<대학>은 수기치인의 학문이라는 유학의 학문적 체계와 규모를 보여준다. 명덕을 밝힘(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함(親民), 지선에 머무름(止於至善)은 유학의 삼강령이다. 이것을 보다 자세하게 단계별로 나눈 것이 팔조목으로 격물(格物), 치지(致智),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이다.
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명덕을 밝히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으며 자신의 도덕적 주체성을 수양하여 지선한 삶을 사는 인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격물치지에서 수신을 거쳐 선한 삶이 자신에게 확립된 다음 가정과 국가와 천하에까지 선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의 내용이며 이는 곧 유학의 이념이다. 이것은 개인의 인격수양이 국가 사회에 있어서 모든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⑤「백록동규도」
유학의 궁리와 실천은 기본적 인간관계의 지선한 삶을 목표로 한다. 의리를 밝혀 자신을 수양함은 어떤 특별한 방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구체적 현장에서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 등의 보편적인 인간관계를 정당하게 실현함에 있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 관계맺음을 바르게 실현하기 위해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명변(明辯)하고 이를 통하여 지선한 관계맺음에 대한 답을 얻어 독행(篤行)함에 의해 수신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⑥「심통성정도」
존재의 근원적 요소인 이와 기가 합한 것이 마음(心)으로 마음은 신체의 주인으로서 신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관한다. 마음이 일신의 모든 활동을 주관한다면 마음의 기능을 확립하려는 노력도 일신의 모든 활동과 병행하여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노력이 경(敬)이다. 경에 의하여 마음을 세우고, 존양, 성찰공부로 이를 함양하면 정일집중(精一執中)의 성학도 존체응용(存體應用)의 심법도 그 가운데 있다고 하였다.
⑦「인설도」
심에서 이의 측면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마음이 곧 인이며, 인이 바로 인간 가치의 총화로서 모든 선의 근원이며 모든 행위의 근본이기 때문에 공평무사로 인을 체득한다. 즉 선을 실현함으로써 인을 체득할 수 있으며 또한 선을 행할 수 있게 하는 원리는 인이다. 인은 모든 선의 총화이면서 또한 선을 행함으로써만 확인되고 체득할 수 있다.
⑧「심학도」
상권에서는 심의 개념을 다양하지만 마음은 하나임을 보여주며 하권에서는 심학의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심학은 인욕을 막는 공부와 천리를 보존하는 공부로 나누어진다. 서로 다른 이 공부는 궁극적으로 마음과 천리가 하나 되어 마음의 작용이 바로 천리의 작용이 되는 ‘마음이 곧 본체’, ‘욕망이 곧 작용’, ‘본체가 곧 도’, ‘작용이 곧 의’를 지향한다. 마음이 몸의 주재라면 경은 마음의 주재이기 때문에 이러한 공부는 경을 떠나서는 성립될 수 없다. 경공부가 익숙하게 되면 다른 공부도 쉽게 이루어져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⑨「경재잠도」
9도와 10도는 모두 경공부에 관한 것으로 9도에서는 처한 상황에 따라 해야 하는 공부로, 고요할 때나 움직일 때나 마음의 주재성을 잃지 말고 마음과 몸을 번갈아 가며 바르게 하여 마음이 모든 일을 주재하도록 하는 것이 경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경을 잃게 되면 사욕이 멋대로 일어나 불이 없어도 열이 나고 얼음이 없어도 몸이 싸늘하게 될 수 있어서 모든 법도가 무너지게 된다고 하였다.
⑩「숙홍야매잠도」
10도는 시간에 따라서 하는 경공부로, 새벽에 일어나 생각을 가지런히 하고, 세수하고 의복을 가지런히 갖추어 입고 마음이 허명정일하게 된 다음 독서와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할 때는 항상 마음이 모든 것을 감독하게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경이다. 낮 동안 이렇게 한 다음 저녁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마음과 정신이 잠들게 해야 한다.
2) 구조
이와 같은 10개 도상은 유교사상에서 전개과정과 실현방법의 2중 구조를 보여준다.
첫째 전개과정으로서 ③소학도와 ④대학도는 그 표준을 제시하고, ①태극도와 ②서명도는 사상적 발단의 시초를 밝히며, ⑤백록동규도에서 ⑩숙홍야매잠도까지는 착함을 밝히고 자신을 참되게 하며 덕을 높이고 사업을 넓히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으로서 표준이 실현되는 터전으로 설명한다. 곧 유교의 원리는 실천적 표준을 통하여 구체화되고 이 표준은 실천적 터전위에서 실현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번째 실현방법으로서 ①도에서 ⑤도까지의 5개 도상들은 천도에 근본을 두고 인륜을 밝히며 덕을 닦는 일에 힘쓰는 것이라 규정하고, ⑥도에서 ⑩도까지의 5개 도상들은 심성에 바탕을 두면서 일상생활에 힘쓰며 경외(敬畏)의 대상을 높이는데 뜻이 있음을 지적한다. 곧 천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향과 심성에 근거하여 위로 올라가는 방향이 상응되고 있다.
3) 성학의 방법
퇴계의 성학 방법은 <성학십도>의 서문인 「진성학십도차」에 서술되어 있다.
퇴계는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생각하면 도를 얻게 되고 또 지혜롭게 되어 도에 통달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유학은 실천을 중시하는데 학(學)을 실천적으로 본받는다는 의미로 생각(思)에 대응하는 실천공부로 파악한다.
퇴계는 경(敬)에 대해 강조하는데, 생각과 배움, 동(動)과 정(精)에도 경이 요청되며, 경으로 생각하고 실천하여 안과 밖을 합할 수 있고, 경이 동과 정에 일관되어 드러남과 은미함을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경을 떠나면 이미 주체적인 삶이 못된다고 할 수 있다.
퇴계는 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다음 모든 사람이 성인인 순과 같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궁리, 존양, 성찰과 생각, 학문으로 설명한다. 즉 퇴계의 성학 방법은 거경의 상태로 궁리하고, 존양․ 성찰하는 것과 거경의 상태로 생각하고 배우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나가는 말
퇴계는 ‘경의 철학자’라고 불릴 정도로 그의 학문과 삶의 바탕에는 敬을 실천하는 정신이 일관되어 있다. 경은 마음을 삼가고 조심하고 두려워하고 경계하고 집중하여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도 그리스도교에서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을 생각하게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퇴계의 敬은 인간 스스로 대상이 되어 스스로 삼가는 것이고 그리스도교안에서의 두려움(敬)은 자신의 존재를 초월하는 존재자 즉 하느님 앞에서 느끼게 되는 경외심인 것이다.
물론 수양의 목적, 과정이나 방법 등에서 여러 가지 차이가 있음에도 ‘성인’이 되고자 하는 같은 지향은 바로 인간의 삶 안에 수양이라는 방법을 가져왔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배움과 삶의 실천, 몸과 마음(정신)이 결코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조화되어, 인간전체를 선으로 이끌어 가도록 권고해주는 수행에 대한 가르침은 ‘성인’이 되고자 수행하는 나에게도 큰 가르침을 준다.
퇴계의 <진성학십도차>의 한 구절을 마태오복음 말씀과 함께 내 안에 다시금 새기게 된다.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마태 6,18)
“敬을 계속 지키는 것은 또한 생각하고 배우는 것이 같이 있는 것이고, 動과 靜은 일관된 것이며 마음과 행동을 합일하고 드러난 것과 숨은 것을 한결같이 하는 道입니다. 이러한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삼가고 엄숙하며, 고요한 가운데에 자기의 마음을 두어야 할 것이며, 배우며 질문하고 생각하며 분별하는 동안에 이론을 궁구해야 할 것이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태도가 더욱 엄숙하고 더욱 공경하여야 할 것이며 숨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곳과 홀로 있는 곳에서 성찰하는 것이 더욱 정밀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이황, <성학십도>,이광호 역, 서울 : 홍익출판사, 2001.
정진일, <유교윤리>, 서울 : 청암미디어, 2002.
금장태, <한국 유교의 이해>, 서울 : 한국학술정보, 2001.
줄리아 칭, <유교과 기독교>, 임찬순․ 최효선 역, 서울 : 서광사, 1993.
최일범, <유교의 수양론>, 한국 그리스도사상 6집, 1998.
이광호, <나의 삶에서 靜의 의미>, 영성생활 23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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