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휴가 마지막 날이다.
어제 유시찬 신부님이 오셔서 다행히 스승 예수 수녀원에 미사를 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기쁜지..
오늘 강론을 들으면서
신부님은 한참을 주자학과 양명학의 차이와 스콜라신학과 이냐시오 성인의 차이에 대해서 한참을 말씀하셨고 그것 역시 많은 것을 깨닫게 했지만
그 둘레 있는 다른 형태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계획만 세우다 끝나는 삶과 계획을 실현하는 삶에 대해서...
나보다 100배는 바쁘실 것 같은 신부님이 주자학, 양명학, 스콜라 신학.... 등을 꿰뚫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고, 신앙안에서 어떻게 조화시키고 통합시켜야 하는지를 철저히 공부하고, 이해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고 계신다.
이 점이 나를 크게 치고 지나갔다.
알아야 한다는 계획이나 생각들이 구체적인 삶에서 실천되도록 노력하는 자세!!말이다.
(특히 면학정신에 대해서!!!)
요즘 수도회 재편성으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앞으로의 수도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생각하는데...
그런 나의 생각들과 계획들이 참으로 머리로만 나온 것임을 깨닫게 된다.
실천, 실행이 없는 머리속의 생각뿐이다.
카리스마의 심화와 토착화...에 대해서 머리속으로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나는 그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없는 것이다.
순간 부끄러웠다.
며칠전, 농장에 갔을 때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사명으로 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한 적이 있는데
좋아하는 일을 40년동안 묵묵히 기쁘게 하는 농장아저씨를 보면서
나에게는 좋아하는 일 이전에 사명이라는, 하지 않고는 안되는 하느님일이라는 중대한 사명이 부가되었음을 새삼 느끼면서
어찌나 사도직에 대한 나의 구태의연한 태도에 대해서 반성하였는지 모른다.
오늘 다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이제는 그만 앉아서 생각하고, 하느님(양지)을 마음에 담고 행동하기를 시작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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