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2007년 네델란드, 벨기에, 불가리아, 98분
감독 : 타마르 반 덴 도프
주연 : 요런 셀데슬라흐츠, 할리나 레인
연중 23주간을 맞이하는 토요일오후, 책을 보다가 머리를 식히겠다고 본 영화였는데
공교롭게도 블라인드였다.
주일복음이 벙어리, 귀머거리를 치유하시는 예수님.. 1독서의 이사야서 말씀은 장님의 눈을 뜨게 하시고, 벙어리가 말을 하고,
귀먹은 이가 듣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말씀이 나왔는데...
아름다운 외모과 좋은 집안과 헌신적인 어머니를 둔 루벤은 장님이다. 아마도 후천적인 영향으로 눈을 멀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인 마리.. 그녀는 금빛이 도는 백발에 얼굴과 손은 어릴적 사고로 상처투성이다.
그녀는 한번도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다. 그녀는 항상 사람들이 못보도록 자신을 큰 망토로 감싸고 다닌다.
하지만 그녀는 앞못보는 루벤 앞에서는 자신을 가릴 필요가 없다.
아름답지만 볼수 없는 청년 루벤과 외모에 큰 상처를 입고 보기를 거부하는 마리
보통의 사랑 영화처럼 둘 사이는 처음에는 티격대격하다가 어느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루벤은 다시 시력을 회복하게 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이기를 두려워한 마리는 그의 곁을 떠난다.
이것까지만 보면 보통의 로맨스 장르의 영화와 별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그냥 넘어가기에는 참 아름답고, 신비롭고, 긴 여운을 남긴다.
우리에게 생소한 지방(북유럽)의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르겠고,
루벤과 마리의 소극적이지만 너무나 섬세한 사랑의 몸짓들이 더 강하게 시선을 끄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요즘 본 영화중에 가장 좋은 느낌의 영화다.
마리가 떠난 자리에서 그녀의 편지를 보고 루벤은 다시 그의 눈에 블라인드를 내린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보고 있겠지
허나 가장 아름다운건 네 손끝으로 본 세상일거야.
내 사랑, 나를 기억해줘
네 손끝, 네 귓가에 남은 나를 너로 인해 난 놀라운 사랑을 봤어.
가장 순수한 사랑
진실한 사랑은 보이지 않아
영원함도 그렇고"
(마리의 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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