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ity/수도회

디모테아수녀님을 떠나보내며..

Sr.Julia 2011. 10. 15. 12:34

"주님, 박디모테아수녀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세상을 떠난 박디모테아수녀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아멘"

 

지난 한 주간은 마치도 꿈속에 있다가 나온 것 같다.

지난 주에 수녀님 간병을 다녀오면서 이제 곧 집에서 보자며 인사하고 왔었는데

이처럼 빨리 우리 곁을 떠나실 줄 누구도, 아무도 몰랐다.

오직 하느님만이 아셨을까!

바오로딸의 '무드(mood)박'이셨던 수녀님!

처음 같은 공동체로 함께 이동되었을때, 새롭게 들어가는 우리가 그 자리를 빛내자며

시낭송도 준비하고, 테이블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으며 자매들이 좋아라 하는 것에 더 기뻐했던 수녀님이셨다.

함께 살면서 더 잘해드렸으면 좋았을것을!

남아있는 이에게는 언제나 후회가 남는다...

 

수녀님의 장례미사중에 거양성체 때 이 글이 떠올랐다.

임종 예식중에 있는 글인데..

'받으시옵소서, 받으시옵소서..' 라는 글귀가 맴돌았다.

마치도 수녀님께서 완전히, 온전히! 주님께 봉헌되는 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지도...                                       

 

 받으시옵소서.

받으시옵소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아니라도 여기 육신이 있습니다. 영혼이 있습니다.

본시 없던 저를 손수 지어 있게 하시고 죽었던 저를 몸소 살려주셨으니 받으시옵소서.

임으로 말미암은 이 목숨, 이 사랑

오직 당신 것이오니 도로 받으시옵소서.~

임께서 주신 목숨이야 늙을 줄이 있으리까

심어주신 그 사랑이야 금갈 줄이 있으리까

받으시옵소서, 받으시옵소서.

당신의 것을 도로 받으시옵소서.

가멸고 거룩해야 바쳐질수 있다면 영원이 둘이라도 할 수 없는 몸~

임께 바칠 내 것이라곤 이밖에 또 없사오니

받으시옵소서. 받아주시옵소서~

이대로 나룰 바쳐드리옴은 오로지 임을 굳이 믿음이오라

전능하신 자비 안에 이 몸이 안겨질때

주홍 같은 나의 죄, 눈같이 희어지리다.

진흙 같은 이 마음이 수정궁처럼 빛나리이다.

 

지난 며칠동안 큰 슬픔중에도 침묵속에 수도회 곳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이신 수녀님들과 자매들..

떠나가신 수녀님을 통해 살면서 자주 흘려보냈던 공동체의 부요함과 아름다움, 자매들간의 정을 이 시간 새롭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가족수도회와 수녀님의 가족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수녀님 떠나시는 길을 함께 해주셨다.

아직도 수녀님이 떠나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디선가 '나 왔어!' 하며 '호호!'소리내어 웃으시며 오실 것 같은 수녀님!

이제 주님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며 천상 바오로가족의 일원으로 우리들을 위해 전구해 주시리라 굳게 믿는다...

 

 

 수녀님과의 고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