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ity/성경,신학,교안

소화데레사 영성

Sr.Julia 2007. 12. 3. 13:04
 

1. 데레사의 작은 길에 대해

 데레사의 작은 길은 예수께서 성령으로 기뻐하시며 말씀하신 것처럼, 하늘나라의 신비를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는 자비로우신 성부의 뜻에 매우 합당한 길이었다. 그리고 이 길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낮과 밤의 교차여정과 성장의 법칙을 거쳐 이루어진다.

① 출생 - 1877.8.28 (어머니 임종 : 기쁨)

 데레사는 가족으로부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교육을 충실히 받았고 특히 이 시기에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데레사는 어머니 마르탱부인으로부터 마르지 않는 모성, 사랑에 대해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고, 장난꾸러기인 자신이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엄마의 팔에 안겨 하늘나라에 들어가겠다고 말한다. 이때부터 데레사에게는 자기 구원에 대해 무능력한 자신을 인식하고 어머니께 신뢰한다.

② 어머니 임종 - 1886.12.25 (슬픔)

 어머니의 임종 이후 외향적이던 데레사의 성격은 완전히 변하여 내성적이고 자주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두 번째 엄마였던 폴리나의 수도원입회 후 심리적으로 많이 약해지고 애정박탈로 인한 병을 앓게 되었다. 이때 데레사는 자신이 무척 약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만큼 예수님께 더 많이 의지하고 예수님께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1886년 성탄날 밤 잃어버렸던 마음의 힘을 되찾고 완전한 회개의 은혜를 받게 되었다. 이때 데레사는 자신의 약함을 통해서 주님의 자비하심과 전능을 체험하게 되었다. 이 완전한 회개의 은혜는 애덕이 깃들고,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자신을 잊어야 한다는 필요를 느꼈다.

③ 1886.12.25 - 1888.4.9 (수도원 입회 : 기쁨)

 수도원에 입회하기로 결정했지만 15세의 나이에 입회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교황님까지 알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과정 안에서 데레사는 자신이 생각한대로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의탁하면서 그 뜻에 순명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예수님이야말로 참으로 주님이시고, 그분의 생각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높으심을 체험하게 되었다.

④ 수도원 입회 - 1893.2.20 (예수의 아녜스 수녀 원장 선출 : 슬픔)

 수도생활의 처음 5년은 가시밭길이었다. 엄격한 공사가의 마리아 원장수녀님, 자신의 상태를 원장수녀님과 고백신부에게 여는 것, 엄격한 수도생활 안에서 데레사는 모든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아버지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은 데레사에게 큰 고통을 주었고 아버지의 병을 하느님 사랑의 특별한 표지로 여기면서 세상에 대한 이탈과 성면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 감추어진 사랑의 신비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참된 영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즉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큰 성녀가 되는 것을 원한다.

 자신의 약함에 대해 체험하면서 성덕은 쟁취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데레사는 자신이 모래알처럼 모든 이의 발밑에서 모욕과 무시를 당하는 것을 넘어서 점점 잊혀져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오로지 예수님께만 보이도록 원하게 된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세심증에서 해방되면서 지나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서 하느님의 구원적인 사랑을 보고 두려움에서 벗어나 신뢰와 사랑의 길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⑤ 1893.2.20 - 1896.4.5 (부활 : 기쁨)

 데레사가 신뢰와 사랑의 길을 날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낮추어야 함을 깨달았고 자기 비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일을 통해 외적인 부분을 정화시킨 예수님은 이제 데레사로 하여금 자신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철저한 가난을 향해 걷도록 하신다. 공로는 주님께로부터 오는 것을 많이 받고 많이 사랑하는 것으로 많이 받기 위해서는 온전히 비어있어야 하고, 온전히 의탁해야 한다.

 이러한 성성의 여정에서 데레사는 영적인 빈곤과 영적인 메마름도 체험하는데 이 안에서 영적인 가난에 대한 의식도 성장하였다. 그녀는 자신에게는 어떤 빛도, 아름다움도 없음을 확신하면서 자신을 바라볼 수 없는 가난을 의식하였다. 데레사는 점점 작고 겸손하게 되었고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온다는 확신으로 그분을 신뢰하며 그분과 일치하기 위해서는 항상 작고, 가깝고, 곧고 완전한 길을 찾았다. 그리고 그 길은 셀리나가 수도원에 입회하면서 가져온 “누가 작은 자이거든 내게로 오라.”(잠언 9,4)의 말씀을 보고 작음이 바로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겸손의 조건이며 하느님의 눈길을 받기 위해서는 더 작은 채로 있어야 한다는 여겼다. 마치 어릴 적 엄마의 팔에 안겨 하늘에 올라가겠다고 했던 그 작음처럼 예수의 자비를 끌어당기는 작은 자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더 작아지고 무능력해야 함을 인정했다.

 1895년 1월 예수의 아녜스 원장 수녀의 명에 의해 데레사는 자서전을 쓰면서 자신의 역사가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 사랑의 응답으로 자신을 희생제물로 봉헌하면서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완전한 의탁과 신뢰로 이 봉헌을 갱신했다.

⑥ 1896. 부활 - 1887.9.30 (선종 : 내적 정화의 길, 신앙의 밤)

 데레사에게 이때부터 어둔 신앙의 밤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영혼 안에 있는 천국에 대한 모든 달콤함이 사라지고 신앙의 시련을 겪는다. 데레사는 어둠의 한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작음과 가난을 사랑하면서 자신을 불태우고 변화시키는 사랑에 완전한 신뢰를 가졌다. 어둔 밤 가운에서 데레사는 오직 순수한 사랑으로만 살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과 사랑의 일치를 이루었다.

 

2. 데레사의 아버지 마르탱씨에 대한 상(像)과 하느님 경외 .

 데레사에게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왕으로서, 종으로서 아버지였다.

 

 첫째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면, 마르탱씨는 부드럽고 섬세하게 데레사를 대했고 딸들의 권위를 인정해주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졌다.  데레사에게 아버지는 천국의 예표였으며 모든 것을 선의로 대하였다. 데레사가 6세때 아버지와 해변을 가다가 어느 부부가 데레사를 보고 예쁘다는 칭찬을 하였는데 그 부부에게 예쁘다는 칭찬은 남에게 관심을 받으려하고 허영심과 자만심을 줄수 있으므로 그런 칭찬을 하지 말라고 한다. 이것은 딸에 대한 교육적인 배려 의도였고 딸들이 신문을 보는 것도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자제시켰다. 또 데레사가 가르멜 수도원 입회를 결정했을 때 15세에 수도원입회를 허락받기 위해서 항상 곁에서 지지하고 함께 해준 아버지였다. 

 두 번째 데레사에게 아버지는 이었다. 데레사에게 아버지가 하는 모든 것은 감탄스러웠으며 아버지만큼 품위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는 애덕을 거스리는 말을 하지 않았고, 사랑이 가득했지만 언제나 아버지로서의 위치에 있었다. 아버지는 자비로움과 함께 엄격함도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거룩하고 공정한 왕으로  우리 몸의 척추의 역할처럼 법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세 번째 데레사에게 아버지는 착하고 충실한 으로서 5명의 딸을 모두 하느님께 봉헌하였으며, 데레사는 이런 아버지를 예수님의 배달부로 여겼다. 그리고 위대한 성녀가 되어서 아버지의 영광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상한 아버지이며, 공정한 왕이고, 충실한 종이었던 아버지에게 데레사가 가르멜에 입회(1888.4.9)한 후 1888년 6월에 정신병이 발병했고 마침내 금치산자 선고를 받고 캉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주위에서는 사랑하는 막내딸이 수도원에 입회해서 정신병이 생겼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러한 아버지의 일들은 데레사에게 큰 고통을 주었다.

 데레사는 아버지의 고통과 시련을 하느님의 뜻과 품안에서 신앙으로 받아들이고 승화시켰다. 아버지의 병을 하느님 사랑의 특별한 표지로 여기면서 아버지를 통해 이 세상은 지나가는 것으로 진정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어릴 적 보았던 아버지의 환시를 이해하게 되면서 아버지에게 주어진 굴욕의 십자가 안에서 고난 받는 야훼의 종으로서의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 역시 고난 받는 주님의 신부로 초대받았음을 인식했다. 성면을 통해 아버지의 고통을 알아듣게 되었고 세상에 대한 매력이 아버지로 인해 없어지고 천국을 향하도록 이탈하였다.

 데레사는 어버지의 사건을 통해 고통과 눈물로 뒤범벅이 된 성면을 바라보았고 그 안에서 주님의 사랑의 눈길을 느꼈다. 그리고 이러한 아버지의 전망 안에서 데레사는 성부를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어릴 적부터 데레사에게 하느님은 예수님이셨는데 아버지의 정신병 사건을 겪고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비워지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데레사의 자신의 서원식 초대장에서 성삼위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성부 하느님은 아버지의 정신병을 통해 아버지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수건 받는날 데레사의 3아버지(마르탱씨, 외숙부, 피숑신부님)이 불참하면서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특히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성부께 대한 인식을 발전하였다. 성부 아버지는 예수의 뜻을 해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예수와 함께 가서 사시는 분이며, 삼위의 두 위격과 함께 우리 영혼을 차지하시는 분이시다. 그리고 성부는 예수의 아버지이시며, 자신의 아버지로 더 가깝게 인식한다.

성자 예수님은 데레사에게 어릴적부터 하느님이신 분이며, �중의 왕, 주인중의 주인이신 분이시다. 그분의 왕권은 숨겨져 있고 마지막날 심판자로 오실 것이다. 말씀안에서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인격, 신비적인 실재를 만나게 되었고 데레사의 마음속에 늘 예수를 간직하고 있었다. 예수는 데레사에게 있어서 피로 얻은 신랑, 몰약주머니이시다.

성령이신 하느님은 예수만을 사랑하도록 힘을 주시는 분이시다. 고통과 시련을 견디게 하시고, 말씀이 우리 안에서 육화하여 살아있게 하시는 분이다. 


이처럼 데레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했고 그분께 온전히 의탁하면 된다는 존재론적인 가난의 자세를 가졌다. 그리고 더욱 깊이 하느님의 무한히 자비로우신 사랑을 체험한 데레사는 1995년 6월 삼위일체 대축일에 자신과 사랑을 통교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을 향한 응답으로 하느님 사랑에 희생제물로 자신을 봉헌하였다. 이 봉헌은 죽기까지 온전한 의탁과 신뢰의 태도를 지니면서 갱신되었다.

'spirituality > 성경,신학,교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도론 - 2~3세기 이단  (0) 2007.12.05
요한계문헌  (0) 2007.12.04
시원종말론  (0) 2007.12.02
헤르마스의 목자-교부학  (0) 2007.11.23
한국인의 성모신심-마리아론  (0) 200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