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사회학1>
* 신종교운동, 신영성운동의 특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대응책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서론
종교는 사회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으며, 사회와의 관계 안에서 종교의 모습도 변하게 된다. 시대가 바뀌면 사람들의 의식구조와 생활양식,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종교적 욕구까지 달라진다. 따라서 오늘날 급변하는 이 시대 안에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징표를 파악해야 하며,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19세기 근대에서부터 현재 우리사회 안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신종교운동과 신영성운동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이것들의 성격과 사회 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가톨릭의 대응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신종교운동의 특성
전 세계적으로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19세기 중엽부터 외래문화의 충격에 대응하여 토착화 종교 운동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종교운동은 문화적이 정체성과 정치, 경제적, 심리적 박탈감에 따라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19세기 조선왕조 말기, 민중들은 혼란한 정국으로 인한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려는 열망과 기존질서의 청산과 새로운 질서에 대한 갈망으로 미륵신앙, 비결신앙, 천주교 신앙 운동들이 전개되면서 민중 종교운동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민중 종교운동은 19세기 중엽에 이르러 보다 체계적인 교리와 조직을 갖춘 신종교운동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신종교운동은 동학,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갱정유도 이외 수없이 많다. 이들은 계보와 경전, 조직규모, 활동내용들은 다양하지만, 교리나 사상체계에 공통점 또한 갖고 있다. 첫째 그것은 동일한 역사적 체험 즉 근, 현대사를 거치면서 억눌리고 고통 받는 민중들의 상황과 경험을 해석하고 그 틀을 신종교안에서 확립하였다. 두 번째는 동일한 문화적 유산을 바탕으로 우리 만족의 전통종교의 사상과 재래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교리를 구성하였다. 세 번째는 현실 사회상황에 대한 민중의 진단과 종교에 대한 그들의 욕구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들 한국의 신종교 운동의 중심 되는 공통 교리와 사상은 개벽사상과 민족주체사상이다.
첫째 개벽사상은 종말론, 말세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그리스도계 신종교에서는 이 세상의 역사 전개방식을 천지도수로 설명한다. 세상의 시대를 2개의 시대 즉 선천과 후천시대로 나누는데 선천시대는 양의 시대, 남성 상위시대, 상극지리의 원리가 지배하는 시대로 대립과 갈등, 투쟁과 전쟁이 발생하며 이로써 한이 생기게 된다. 후천시대는 음의 시대, 여성상위, 남녀 동권시대, 상생지도 즉 인간의 자유와 평등, 복지가 실현되는 시대이다. 현대는 선천에서 후천에서 넘어가는 시기, 개벽시기로써 선천시대의 모든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들이 터져 나오고 모든 한들이 해원을 시도하는 시기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대심판을 통해 선천시대의 권력층이 멸망하고 억눌렸던 약자들이 복락을 누린다고 강조한다.
그리스도계 신종교의 종말론에서도 이와 같은 논리를 펴는데 지금까지는 사탄이 지배하는 시기였고 말세에는 메시아가 재림하여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천년왕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개벽사상과 종말사상에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억눌린 민중들의 한과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강하게 투영하고 있다.
신종교운동의 또 다른 사상적 특징은 민족주체사상으로 선민사상과 민족문화계승사상을 통해 나타난다. 한국 신종교들의 교주는 메시아로 간주되고 메시아를 영접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통합되고 지상천국, 천년왕국이 이곳에서 실현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들은 한국의 종교적 유산을 수렴하여 새롭게 체계화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열의를 보인다. 즉 한국의 신종교의 구세주 신앙과 선민사상은 강대국에 의해 억눌리고 억압받았던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민족적 소명의식을 부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한국의 신종교운동은 그 나름대로, 기존의 모순된 사회질서와 자주적이지 못한 민족의 모순이라는 근대와 현대의 역사에 대해 인식하고 고발하고 그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신영성운동의 특성
전통적 농업사회와 산업화사회를 거쳐 현대는 지식정보화사회, 탈현대사회라고 할 수 있다. 탈 현대사회는 성장과 이윤, 과학화와 합리화, 조직화와 체계화를 추구하는 모더니즘(현대성)에 대한 반발로 삶의 질에 대해 관심 갖고, 초월적이고 신비적 영적인 관심을 추구하며 개별화, 탈노동화, 여가화, 문화화의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예전사회에서는 초월적이고 영적인 것들을 제도종교를 통해 제공받았다면 이제는 초월적, 신비적, 종교적인 것들이 일상화되고 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제도종교에서 보이지 않는 종교들 즉 신영성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신영성운동은 1970년대를 전후로 미국에서 확산된 뉴에이지 운동, 일본의 정신 세계운동, 우리나라의 기공,단전,기수련운동 등이 있다.
이러한 신영성운동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우주만물에는 그 우주만물을 존재케 하는 생명력, 에너지가 있다. 이 우주적인 에너지는 바로 기이고 신이고 하느님이다. 우주 만물은 이런 우주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만물 안에는 신이 있으며 우리 인간 안에도 신이 있고 우리 자신이 신(하느님)이라는 범재신론을 말한다. 그리고 대우주의 기와 소우주인 인간의 기가 일치화 되었을 때 대우주의 무한한 힘이 그대로 인간 안에 들어오게 되고 그때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나라는 존재는 엄청난 존재 즉 신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모든 인간이 영적인 깨달음이 이루어질 때이며 이 깨달음은 비술이나 영술을 통한 체험으로 가능하게 된다.
두 번째, 서구 그리스도교 사상인 이원론을 거부하며 동시에 모든 것은 하나라는 단일론, 전체론을 강조한다. 신영성운동은 서구의 종교와 사상, 동양의 종교와 사상, 현대의 과학까지 모두 혼합하는 혼합주의의 특성을 갖는다. 몸과 마음, 영성을 하나로 간주하며 어느 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을 반대한다.
세 번째, 자연중심주의 세계관을 강조한다. 이들은 신중심이나 인간중심의 세계관을 거부하며,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과의 조화와 합일을 추구해야 하고 그때 인간에게 내재된 자연의 무한한 능력이 발휘된다고 강조한다. 자연중심주의에서는 순환적인 시간관념을 말하며 인간의 환생, 전생에 대해 말한다.
이러한 신영성운동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보면 9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현대사회 사람들은 소속감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큰데 신영성집단은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보인다. 반면 교회 공동체는 점차 대형화되면서 소속감이 떨어지고 있다.
둘째, 신영성운동에서는 인생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간단하고 명료하게 답을 제시하고 있다면 교회에서는 어렵고 힘든 수행을 요구한다.
셋째, 오늘의 세계는 여러 형태로 분열되고 있는데 신영성운동에서는 영적인 안식과 치유, 통합, 조화, 평화를 강조한다.
넷째, 오늘의 사람들은 지역적, 문화적으로 토착화의 욕구가 큰데 가톨릭교회는 전체성, 보편성을 강조하면서 이런 욕구에 둔감하다. 그러나 신영성운동에서는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친근하게 다가간다.
다섯째, 현대사회에서 인간들은 일하는 존재로 인정받기 어렵지만 신영성운동에서는 자신이 신이고 하느님이라고 강조하면서 인간 개개인을 최고의 존재로 대우한다.
여섯째, 교회에서 신자들이 성사와 전례에 수동적으로 참여한다면 신영성운동에서는 초월적, 영적, 신비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일곱째, 오늘날 사람들은 자기 삶에 대해 상담하고 이끌어줄 영적인 스승을 갈망하는데 교회의 사목자들은 관리자, 운영자의 모습을 띄고 있다. 신영성운동의 스승들(구루)은 영적 문제에 대해 상담해주고 충족시켜준다.
여덟째, 오늘날 사람들은 불안감에서 해방되고 싶은 욕구가 큰데 신영성운동에서는 수련만 하면 육체, 정신, 영적인 변화로 모든 걱정에서 해방된다는 희망찬 미래를 약속한다.
아홉째, 오늘날 사람들은 선택에 대해서도 불안해한다. 이에 대해 신영성운동에서는 구체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결론 : 가톨릭교회의 대응
한국 사회에서 19세기 말 신종교운동이 발생하는 과정을 살펴볼 때, 혼란한 정치상황으로 인한 고통 받고 억압받는 민중들의 현실 안에서 기존이 질서를 타파하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질서를 열망하는 과정에서 신종교운동이 급속히 생겨났고 발전했음을 보았다.
1970년대 전후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신영성운동 역시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급속한 사회변화로 인한 정체성의 혼란과 기존의 가치인식체계에 대한 불신과 거부로 널리 확산되었음을 볼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 종교적인 흐름을 보면 지금 현세 세상에 대한 불신, 거부와 더 나은 세계에 대한 열망, 기성종교에 대한 비판이 공통점으로 보여진다.
이런 사실은 제도종교인 가톨릭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큰 성찰을 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 특히 가톨릭신자들에게 신영성운동이 번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보았듯이 교회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을 때 기존의 종교 외에서 사람들은 종교적인 욕구를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즉 교회가 시대의 징표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민중의 소리를 듣지 못하며,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대처하지 못하면서 소외되거나 스스로 소외되려는 계층들이 확산되는 것이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 있으면서 성장해왔다. 그런데 가난하고 약자들의 편에 있던 교회가 중산층화 되고, 제도화되면서 가난한 이들을 멀리해왔고 결국 가난(물질적, 정신적, 영적인 가난 모두를 포함)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의 중심축을 잃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신종교운동과 신영성운동의 사회적인 영향력 확산은 우리 가톨릭교회로 하여금 자신의 자리에 지금 어디에 있는지 성찰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제 더 이상 교회가 시대의 징표에 무관심해지면 그 자리를 점점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더 이상 이런 종교적인 흐름에 대해 방관해서는 안된다. 이 시대 사람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교회는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춘 대화와 연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신종교와 신영성운동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교회가 왜 그것을 줄 수 없었는지, 어떻게 하면 참 진리이고 참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는지,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이 시대와 이 땅에 맞도록 토착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모든 종교는 그 사회와의 밀접한 관계 안에서 성장하고 또 쇠퇴한다. 따라서 가톨릭교회 역시 우리나라라는 사회 안에서 녹아야 한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 안에서 기쁨과 고통, 즐거움과 수난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면서 민족 종교로서 토착화되어야 한다.
<추가> 무속신앙, 무교
무속신앙(무교)의 특성
무속신앙, 무교는 우리 민족이 동북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함께 유입되었다. 무속은 무당의 종교체험을 바탕으로 생겨난 것으로, 악령이 내려 인간을 해치게 하는 블랙 샤머니즘과 신이 인간의 청을 들어주고 복락을 제공하는 화이트 샤머니즘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무속은 화이트 샤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무당은 강신무와 세습무가 있다.
먼저 강신무는 신 내림을 받은 무당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해당되며 한과 고통이 많거나 무당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강신무가 된다. 강신무가 되는 과정은 ① 먼저 신병을 앓는다. 이 신병은 의학적인 치료가 없으며 무당이 되면 치유된다. ② 무당이 되는 종교의식인 내림굿을 하게 된다. 이 내림굿은 신의 명령에 순종하겠다는 사회적 선포의 의미와 능력 과시의 의미가 있다. ③무당의 종교의례를 배우고 신단을 설치하고 제사를 거행한다.
두 번째 세습무는 무당이라는 직업이 세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일정한 지역을 관할한다.
이들 무당의 기능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주술적 방법으로 치유를 하고 두 번째 미래를 예언하며 세 번째 생사화복을 조절한다. 그래서 고대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했고 국가조직이 강화되면서는 이 무당의 역할이 왕으로 바뀌게 되었다.
무교의 신관은
①많은 신이 존재한다. 유일신, 절대신이 아니라 직능신으로 한 신이 하나의 직능을 담당한다.
②신은 찬미와 감사, 속죄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필요할 때 찾는 도구적 대상이다.
③신은 인간과 동일한 욕구와 감정의 소유자이다. 신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화를 내고 질투한다.
④선신과 악신의 구별이 없다. 신중심의 신앙이 아니라 철저히 인간중심의 종교이다. 따라서 신은 인간에게 복을 가져다 주는 도구이다.
무교의 기능에서
순기능을 보면, ①무교는 화해와 일치를 통한 사회통합의 기능을 한다. 무속은 섬김과 나눔, 사귐이 있다. 굿은 제사인 동시에 놀이이다. 굿을 통해 인간과 신이 만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만난다.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고 굿판의 음식으로 주린 민중의 배를 채웠다.
② 한을 풀게 하고(해원) 삶에 신바람을 가져온다.
역기능으로는
①잘못이 있을 때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으로 돌리면서 자기성찰, 자기반성이 결여되었다.
②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적당주의와 참여의식이 결여되었다.
③굿은 집,가문,동네를 강화하면서 집단이기주의를 조장하고 국가의식과 역사의식이 결여되었다.
④구체적이고 감각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짐으로써 맹목적인 신앙이 되고 종말이나 영생, 해탈사상 등 형이상학적인 가치의식이 결여되었다.
⑤목적을 위해서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목적 제일주의에 따른 윤리의식이 결여되었다.
이러한 무속은 19세기말부터 제도화되어 대순진리회, 증산교... 등으로 유입되었고 70년대 이후에는 민족문화, 민족 주체성이 강조되면서 무속, 무교가 부흥하였고 민족 전통문화로 계승 보존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와의 관계에서는 무속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현세기복적인 신앙이나 감각적이고 맹목적인 신앙의 형태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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