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포 벤데타>
이 영화의 제목을 번역한다면
[v의 피의 복수]라고 할까 ...
2006년 처음 개봉했을 때는 사람들의 이목을 별로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촛불시위에 참석한 사람이든, 시위장면을 보기만 한 사람이든
이 영화의 장면 장면들이 영화속 가상현실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으면서
새삼스레 몇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배우중 하나인 나탈리 포트만이 나온 영화라서 관심이 있었는데
촛불시위에 다녀온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잠깐 줄거리에 대해 말해보면...
2040년… 완벽하게 통제된 미래사회 영국.
정부 지도자와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정신집중 캠프’로 끌려간 후 사라지고,
거리 곳곳에 카메라와 녹음 장치가 설치되어 모든 이들이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평온한 삶을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이비’라는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어디선가 한 남자가 나타나 놀라운 전투력으로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다.
몇 백년전,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다 사형당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뛰어난 무예와 현란한 두뇌회전, 모든 것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는
‘V’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진 의문의 사나이이다.
세상을 조롱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헨리 5세>의 대사들을 인용하고,
분열되고 투쟁하는 현실세계의 아픔을 노래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읊으며
악을 응징하는 브이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모아 폭력과 압제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구할 혁명을 계획하고 있다.
브이의 숨겨진 과거를 알아가는 동안 자신에 관한 진실을 깨달아가는 이비는
점점 브이에게 이끌려 그의 혁명에 동참하게 된다.
영화의 현실은 한마디로 잔혹하다.
피가 뿌려지고 잔인한 살인극으로 이어져서 잔혹하기 보다는
누구도 말할 수 없는 현실...
소통이 불가한 현실, 조정당하고 통제받은 현실안에서 마음껏 말할수 없는 답답함
때문에..
그 거짓된 평온을 깨는 사람이 바로 V이다.
하지만 V의 혁명은 평화롭게 펼쳐지지는 않는다.
아비 역시 그의 동료가 되지만 그 여정 또한 상당히 엽기적(!)이다.
죽음이 다다른 이가 맞는 완전한 포기상태
그리고 그 상태를 넘어선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자유를
평범한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아무튼 V의 복수는 성공한다.
그의 적들은 모두 사라졌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했던 다수의 군중은
광포한 권력의 상징인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서 폭발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지금껏 쓰고 있었던 가면을 벗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통쾌함 보다는 피로써 마무리되는 정의, 복수, 혁명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그리고 그 안타까움은 지금 돌아가는 우리나라 현실의 암울함 때문에 더 커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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